오피니언 사설

[사설]사교육비 사상 최고가 소득증가 때문이라니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초중고교 사교육비 조사 결과 지난해 총 사교육비는 21조원으로 전년보다 7.8% 증가했다. 이는 2018년의 4.4% 증가를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고 증가율이다.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1,000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사교육 참여율도 74.8%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학생 수가 558만명에서 545만명으로 줄었는데도 사교육 시장은 되레 커진 것이다. 사교육 의존도가 완화되기는커녕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공교육 내실화로 사교육을 줄이겠다고 한 교육당국의 공언이 무색하다. 실제 사교육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공교육 현장에서 도입한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방과후학교 비용 총액은 9,3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0.1% 줄었다. 50%를 넘었던 참여율도 48.4%로 주저앉았다. 공교육의 질과 내용이 수요자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것은 수시로 바뀌는 입시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입제도가 오락가락하니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현 정부는 자사고 폐지 등으로 교육에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11일에도 교육부는 대학이 모집정원의 10% 이상을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선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를 모든 4년제 대학에 의무화하면 일반학생의 대입 문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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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앞장서 교육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데 사교육 시장이 팽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교육부는 “가계소득 증가와 자녀 수 감소가 사교육비 지출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변명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교육정책도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왜곡되기 마련이다. 이제라도 간섭하려 들지 말고 교육현장 참여자들의 자율에 맡겨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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