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표창장 위조와 사모펀드 비리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담당 재판부가 전면 교체되면서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 부분을 병행 심리하기로 했다.
기존에 정 교수 사건을 맡았던 송인권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와 관련해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불허해 검찰과 갈등을 빚었다. 새 재판부는 공소장을 변경하는 내용과 이미 기소된 사안이 동일한지 여부를 추후 판단할 예정이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김선희·임정엽·권성수 부장판사)는 오는 30일 증인으로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을 부르기로 했다.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증인심문을 속행해야 한다는 검찰의 의견을 일부 받아들인 결과다. 그동안은 입시비리 관련 심리에 진척이 없었다.
재판부가 사모펀드와 입시비리 두 사건 심리를 병행하기로 하면서 증인신문 순서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의 신경전이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검찰은 정 교수의 구속만료 기한과 관련 참고인 회유정황 등을 근거로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심리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 교수의 구속기한은 5월 10일까지다.
이에 반해 변호인은 검찰의 참고인 ‘회유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전임재판부가 진행하던 방식대로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사건심리부터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사모펀드와 입시비리 관련 공소사실을 같이 진행하겠다”며 “중요도에 따라 신청하는 증인 순서대로 심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정 교수의 보석신청도 가급적 신속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정 교수는 지난 재판부에게와 마찬가지로 방어권 차원에서 보석을 허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현재 몸이 조금 안 좋다. 코로나 19 때문에 공판이 연기되고 재판부가 바뀌는 사이 참고인 조서들을 일부 봤다”면서 “참고인의 대부분인 대학교수란 사람들까지도 10년도 더 된 2007년, 2008년, 2009년 대학 입시비리 의혹에 핵심적인 3년에 대한 기억이 다 틀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건(사모펀드 의혹 등)은 상당히 가까운 시간의 증거들이라 어느정도 입증이 쉽지만 13년 전 것(입시비리 의혹)은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며 “저에게 배려를 해주신다면 방어권 차원에서 과거 자료를 자유롭게 보고싶다. 재판부가 보석을 허락해준다면 다른 우려에 대해선 전자발찌 등 모든 조건을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