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만 해도 어떻게 버틸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던 월가가 이번 주 들어 급격하게 비관론 쪽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이미 경기침체가 시작됐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기 때문인데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11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나와 “앞으로 몇 달이 걸릴 수 있지만 3월 수치가 나오면 침체가 시작됐다는 것을 알 수도 있다”며 “쇼핑의 공포가 큰데 데이터시스템이 잡아내는 것보다 이 분야는 빨리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은 90%로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불확실성에서 오는 공포가 크다고 봤는데요. 자기가 만나는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갖고 있는지를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최선의 경기진작책은 테스트 키트인데 미국은 이를 너무 적게 갖고 있어 불명예스럽다고 강조했습니다.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80%로 점쳤습니다. 그는 “과거 사례를 보면 택스 컷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섬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협력해야 한다. 한 나라라도 충분히 안 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안 것은 기쁘다”면서도 “다른 국가와 동시에, 협력적으로 전체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으며 공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했습니다. 앞이 안 보인다는 뜻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