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공공보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증거라는 주요 외신의 평가가 나왔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글로벌 대응책을 다룬 논평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WP는 한국의 사례를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며 “민주주의 국가들이 코로나19에 대항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증명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진단은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있으나 유럽과 미국 등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대조적인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은 자국 통치체계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데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반면 이탈리아 정부는 현대사에서 보기 드문 전국 이동제한령을 발동해 혼란을 불렀고 미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저평가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확진자 수를 낮게 통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WP는 “실제로 민주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이용하기만 한다면 공공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 실현 방식을 증명하는 한 국가가 있는데 바로 한국”이라고 지목했다. 미국과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대응 부진이 개별 정부의 잘못일 뿐 자유 민주주의 사회의 모델에 결함이 있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WP는 한국이 일련의 단호한 조치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고 있지만 그 수단이 중국 정부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조치는 대중교육, 투명성 제고, 시민사회 참여에 집중돼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수백만명을 강제로 가택연금하고 소수자들에게 공장 강제노역을 시키며 정부 조치를 비판하면 누구든 없애버리는 중국 정부의 방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한국의 가장 효과적인 무기로는 현재 하루 1만5,000건, 지난 1월 3일 이후 누적 21만건에 이를 정도로 검사 규모를 신속하게 확대한 조치가 꼽힌다. WP는 한국에서는 대규모 검사 때문에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었으나 치사율은 겨우 0.71%에 불과하다고 통계 자체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소개했다.
한국 시민사회가 코로나19 대응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도 코로나19 대응의 강점으로 평가됐다. 대규모 행사들이 취소됐다는 점, 교회들이 미사나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는 점, 정부가 주요 발병도시인 대구 전체를 감옥으로 만들지 않고 시민들의 방문 자제를 설득해냈다는 점이 그 사례로 거론됐다. WP는 한국이 미국 등지로 출국하는 승객들에 대한 검사 수위를 공항에서 높이는 등 코로나19를 해외로 퍼뜨리는 것을 막는 데 진력했다는 점도 높이 샀다.
WP는 중국이 7∼8주 전에 한국처럼 노력했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지금처럼 악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적 접근법에는 불필요한 대규모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이번 대처는 비판과 시험을 열린 자세로 대하기 때문에 더 강력하다”며 “그 덕분에 한국의 공공보건과 경제 상황은 더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