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막유리(UTG) 가공업체인 도우인시스가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소재 국산화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납품을 위한 양산에 돌입했다. 폴더블 핸드폰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인 접히는 유리 부품은 기존 일본산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10년 전부터 접히는 유리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한 국내 중소기업인 도우인시스가 최근 개발을 완료하고 생산을 시작한 것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우인시스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에 UTG 생산에 대한 한도 승인을 받고 월 25만장 규모로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UTG는 폴더블용 커버 유리 재료로 초박형 강화유리 제품이다. UTG 제품은 갤럭시Z플립의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청주 소재 공장은 월 25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한 데 향후 100만대 이상 추가 주문을 대비해 생산 설비 확충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명 안팎이었던 직원 역시 지난해 말부터 채용을 늘려 현재 직원 수는 200명을 넘어섰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도 도우인시스는 주중·주말 할 것 없이 설비를 풀 가동하며 생산에 나서고 있다. 지난 달 28일에는 설비 투자를 위해 외부에서 230억원 규모의 투자도 받았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폴더블 핸드폰에 들어가는 접히는 유리는 일본의 스미토모화학이 개발한 CPI필름이 대표적이다. 이미 삼성전자의 전작인 갤럭시폴드에 이 CPI필름이 사용됐다.
지난해 시작된 일본 수출규제 사태에 맞서 삼성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소재 국산화에 나서는 상황이다. CPI는 스크래치에 취약하고 교체형 보호막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 도우인시스가 개발한 UTG는 스크래치와 경도에 강점이 있다. 투과율과 내열성 모두 CPI보다 우위에 있단 평가가 나온다. 다만 UTG는 파손 우려가 CPI보다 더 큰 게 단점으로 꼽힌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도우인시스는 디스플레이 부품 소재 기업이다. 최고기술책임자(CTO)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30년 가까이 디스플레이 소재를 개발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세계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개발하고 ‘갤럭시 엣지’ 제품 개발도 관여하는 등 국내 디스플레이 최고 소재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TO는 9년 간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기술만 개발하면서 빚더미에 앉았을 정도”라며 “꾸준한 소재 기술 개발로 결국 대기업에 최종 양산 결정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율 이슈가 대두 되기도 했는데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이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도우인시스는 대표적인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의 수주 ‘러브콜’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UTG가 적용된 갤럭시Z플립은 일본·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갤럭시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차기 모델과 도우인시스의 기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