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전문]진중권 “우리 집 쓰레기통에 ‘조국수호’ 써도 당선”

“홍위병 이용한 공포정치의 일상화

文의 민주당, DJ· 盧의 민주당 아냐

이득 수호 거대한 기득권 덩어리일뿐"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이호재기자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이호재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결과 금태섭 의원이 강선우 전 부대변인에 패배하자 “우리 집 쓰레기통에 ’조국수호‘라 써붙여 내보냈어도 당선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3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마 막대기에 ’조국수호‘라 써서 내보냈어도 ’막대기‘가 공천 받았을 것”이라며 “이래서 의원들이 당에 쓴소리를 못하는 것이다. 괜히 다른 소리 했다가는 문재인 친위대들에게 조리돌림 당하다가 결국 이런 꼴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홍위병을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는 문화혁명이 일상화했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의 민주당은 김대중의 민주당도, 노무현의 민주당도 아니다”고 일갈했다. 그는 “자기 소신을 가졌다고 ’배신자‘로 몰아가는 이들이 정작 배신의 대명사, 노무현을 제일 먼저 배반한 김민석 전 의원에게는 공천을 줬다”며 “문재인의 민주당은, 운 좋게 탄핵사태로 부활한 친노폐족이 전체주의 정당의 작풍을 사용해 자신들의 이권을 수호하고 자신들의 부패를 은폐하는 거대한 기득권 덩어리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진 전 교수 SNS 글 전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후보공천을 위해 실시한 경선에서 금태섭 의원(서울 강서갑)이 탈락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18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금태섭 의원,/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후보공천을 위해 실시한 경선에서 금태섭 의원(서울 강서갑)이 탈락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18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금태섭 의원,/연합뉴스


민주당은 미쳤습니다

기어이 금태섭의 목을 치는군요. 먼저 조국의 이름으로 그를 제거하겠다고 정봉주가 나섰죠. 정봉주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번엔 역시 조국의 이름을 팔며 김남국이 나섰죠. 이 친구의 시도마저 실패하자, 부랴부랴 마지막 자객으로 보낸 게 강선우. 세 번의 시도 끝에 결국 성공하는군요. 이름도 못 들어본 친구인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조국 키즈 중의 하나네요. 페이스북에 출사표로 이렇게 썼답니다.

“청문회 당시 금 의원은 조국은 이런 사람이라고 만인이 보는 앞에서 딱지를 붙였다.” “당의 뜻이 결정됐을 때는 거기에 따르는 것이 당인(黨人)의 자세인데, 금 의원은 공수처 설치에 기권했다.” “금 의원의 일성은 ‘조국 대 반(反)조국’이었다. 비틀지 마라. 수구를 척결하는 시대적 과제에 ‘기권’한 것 아닌가.”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죠. 아마 막대기에 ’조국수호‘라 써서 내보냈어도 ’막대기‘가 공천 받았을 겁니다. 이래서 의원들이 당에 쓴소리를 못하는 겁니다. 의원들이 의견 없는 130대의 거수기로 전락한 것은 이 때문이죠. 괜히 다른 소리 했다가는 문재인 친위대들에게 조리돌림 당하다가 결국 이런 꼴이 되니까요. 홍위병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는 문화혁명이 일상화한 겁니다.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강선우가 한 말을 보세요. “당의 뜻이 결정됐을 때는 거기에 따르는 것이 당인의 자세”라고 하지요?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유주의 정당에서는 나올 수 없는 얘기죠. 당과 단 하나라도 견해가 다르면 바로 제거당합니다. 옛날 운동권에서 ’민주집중제‘라 불렀던 작풍. 그 전체주의 정당문화가 민주당을 삼켜 버린 거죠.

황운하의 공천은 뭐 예상했던 바입니다. 물론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범죄사건의 혐의자에게 공천을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죠. 하지만 공천을 안 줄 수는 없었을 겁니다. 이 분이 연루된 그 사건이 바로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거든요. 그 사건이 VIP 관심사업이라 매우 민감할 겁니다. 괜히 공천 탈락시켰다가는 그 입에서 무슨 소리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요.

문재인의 민주당은 김대중의 민주당도, 노무현의 민주당도 아닙니다. 자기 소신을 가졌다고 ’배신자‘로 몰아가는 이들이 정작 배신의 대명사, 노무현을 제일 먼저 배반한 김민석에게는 공천 주잖아요. 문재인의 민주당은, 운 좋게 탄핵사태로 부활한 친노폐족이 전체주의 정당의 작풍을 사용해 자신들의 이권을 수호하고 자신들의 부패를 은폐하는 거대한 기득권 덩어리일 뿐입니다.

ps.

강선우가 자기는 65% 받았기에 가산점 없어도 공천 받았을 거라 자랑했답니다. 내 참, 어이가 없네. 강선우씨, 착각하지 마세요. 우리 집 쓰레기통에 ’조국수호‘라 써붙여 내보냈어도 당선됐을 겁니다.

<끝>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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