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美사모펀드 대부 "아메리칸드림 사라졌다"

루벤스타인 칼리일 회장

"열심히 일해도 계층 이동 못해

양극화에 대해 많은 국민 분노

교육시스템 제대로 작동시켜야"

루벤스타인루벤스타인



“내가 젊었을 때는 아메리칸 드림을 믿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다른 계층으로 이동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시스템은 그렇게 공평하게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미국 사모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사진) 칼리일그룹 회장은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사회의 양극화에 대해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볼티모어의 유대인 우편배달부의 아들로 태어난 루벤스타인 회장은 지난 1987년 윌리엄 콘웨이, 대니얼 대니얼로 등과 함께 칼라일을 설립해 미국의 대표적 바이아웃 사모펀드로 키운 인물이다. 보유자산 가치는 약 34억달러(4조1,440억원)에 달한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현재 미국 사회에서 보이는 부의 격차가 1920년대 이후 가장 크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그에 대한 분노 역시 대단히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ID)에 따르면 미국 상위 1%의 소득 점유율은 1980년 10.7%에서 2014년 20.2%로 2배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년들의 자본주의에 대한 호감도는 2010년 68%에서 2018년 45%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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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타인 회장은 이러한 불신의 이유를 소득 불평등과 계층 이동성의 단절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내가 토템폴에 살 때 최하위 계층이었지만 열심히 일하면 더 나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며 “하지만 오늘날 저소득 계층의 많은 사람들은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루벤스타인 회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려면 교육 시스템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렇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교육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며 “미국 성인 인구의 14%가 문맹이고 매년 150만명이 고등학교에도 못 가는데 이래서는 이들의 삶이 바뀔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족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자선활동에 나설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부호들은 재산의 95%를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넘겨주지만 그 많은 부가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며 “자선적인 대의에 기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루벤스타인 회장은 최근 독립선언서와 노예해방선언서 사본을 구입하고 워싱턴기념비와 링컨기념관 수리를 위한 기부에 나서는 등 미국 역사 보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송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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