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한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에 앞서 우리 정부에 사전 통보했다는 일본 측 주장에 시간대별 협의 내용까지 공개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입국제한 조치가 있던 날 일본 측에 수 차례 문의를 했는데도 발뺌을 하다가 결국 조치를 발표한 이후에야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15일 중앙일보가 일본 정부 핵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 외무성 한국담당 라인이 한국인 입국제한과 관련해 주일 한국대사관에 알릴 건 미리 다 알렸다’고 보도한 데 대해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사전 통보나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고 취재진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외교부는 특히 외교 관례 상 이례적으로 시간대별로 일본 측과 연락을 주고 받은 내용까지 공개하며 일본 당국의 계속되는 주장을 반박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주일본 한국대사관은 5일 오전 8시50분과 오전 10시께 일본 외무성에, 서울의 외교당국은 오전 10시30분께 주한 일본대사관에 각각 입국제한 조치 가능성을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 외교 당국은 입국제한 조치를 내리는 게 사실일 경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 일본 산케이 신문 등에서 한국인 입국제한과 관련한 보도가 이어지자 오후 2시께 주일본 한국대사관은 다시 한 번 일본 외무성 측에 전화로 사실 확인을 문의했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산케이 신문의 보도는 오보”라고 답했다. 일본 측은 같은 날 오후 4시16분 한일 양국 외무 당국자 간 전화 통화 때에도 “산케이 신문 보도는 오보”라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러면서 “통상 실무선에서 방향을 결정하고 이를 각료급 회의에서 추인하지만 이번 사안은 오늘(3월5일) 각료회의에서 토의 후 결정될 예정으로 사전통보는 어렵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결국 아베 신조 총리가 한국발 입국제한 관련 조치를 발표한 뒤 오후 9시에야 주일본 한국대사관을 대상으로 해당 조치에 대한 설명을 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가까운 이웃으로서 일본이 사전통보조차 없었다는 사실은 물론 (입국제한 조치) 발표 이후에도 이 문제로 계속해서 사실과 다른 언급을 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일본 측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