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청년 취업난에 서울대생들도 창업·연구 등 도전보다는 공기업·공무원·전문직 등 ‘안정’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경제가 입수한 지난달 서울대 다양성위원회에서 발간된 ‘서울대학교 학부생의 삶의 질 조사(11월 설문)’에 따르면 서울대생이 희망하는 미래진로 분야는 공기업·사기업 등 기업체(22.4%), 일반대학원(20.5%), 전문대학원(9.2%), 해외대학원(9%), 공무원(8.8%), 전문직(6.4%) 등의 순이었다. 학술·연구와 관련된 대학원 지망생은 29.5%로 2015년 대학원 진학률인 33.6%에 비해 갈수록 하락 추세다. 서울대 이공계 석박사 학위도 더 이상 취업을 보장하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
특히 창업을 희망하는 비율은 2.3%에 그쳤다. 공기업·사기업·공무원 등 희망 비율인 31.2%에 비해 초라한 수치다. 중국 대졸자 실제 창업률인 8%와 비교해도 부족하다. 실제로 서울대생 59.1%는 학내 분위기에 대해 ‘역동적이기보다는 정적’이라고 답했다. ‘도전적이기보다 안정적’이라고 느끼는 학생도 53.3%로 절반을 넘었다.
대학을 일종의 ‘도피처’로 활용해 졸업을 유예하는 경향도 지속되고 있다. 2015년 졸업자 수는 3,394명으로 입학자 수 3,429명을 밑돌기 시작하더니 2019년에도 입학자 수 3,313명, 졸업자 수 3,393명으로 들어온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이 더 적은 ‘적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년층 실질실업률은 지난달 23.1%로 지난해 11월의 20.4%에 비해 2.7%포인트가량 치솟았다. 다양성위는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진로탐색 기회 확대 △창업교육 및 창업지원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