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놓고 불평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인들이 보건기관을 가도 검사를 받기까지 오래 기다려야하거나 거절당하는데 반해 유명인사와 정치인, 프로선수들은 증상 없이도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미 AP통신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미국프로농구(NBA)의 브루클린 네츠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선수단이 지난주 샌프란시스코 경기 직후 돌아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스타 선수인 케빈 듀랜트 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브루클린 네츠의 성명 내용은 의도치 않게 사람들의 분노를 샀다. 이들이 보건기관이 아닌 사설 실험실에서 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후에도 부정적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트위터를 통해 “돈 많은 사람이 아니라 아픈 사람이 코로나19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며 선수단을 비난했다.
지난 15일에는 미국 ABC 방송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자 알리 페도토스키가 자신의 SNS에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고 올렸다가 특급대우를 받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둘러싼 불만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발병 초기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진단 키트 배부에 문제가 있었고, 당국이 검사 대상자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잡으면서 검사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가까스로 검사를 받았다고 해도 검사가 밀려 있어 한참을 기다려야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명인이나 정치인들은 검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일반인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셈이다.
이런 미국인들의 불만은 18일 백악관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거론됐다. 이 사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부유하거나 인맥이 있다고 해서 검사 우선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면서도 “인생 이야기라는 게 그런 것 같다. 때로 그런 일이 일어나며, 나도 일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빨리 검사를 받는 경우를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