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집에 있을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우산을 갖춘 사람은 비의 정취를 즐길 수 있습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놓고 성과 부풀리기용 인수합병(M&A) 아니냐는 노조의 우려에 대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일축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커졌지만 이런 때일수록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윤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KB금융에) 부담이 될 것인지에 대해 정확히 계산을 하지 않고 비딩(입찰)을 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저희가 관심을 갖고 봤던 회사는 생명보험 회사 중 굉장히 나름 견실한 회사고 탑클래스에 속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다만 가격을 어떻게 정할지에 대해 이사회가 같이 고심을 했다”며 “(인수) 경쟁이 치열하기에 나름 고심을 해서 비딩을 했고 결과는 봐야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주총에서 KB손해보험 노조 측은 저금리 시점에 역마진이 우려되고 종신보험 등 판매가 부진한 상황을 근거로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윤 회장은 “제로금리를 경험한 유럽이나 일본의 생명보험사를 보면 지난해 연말까지 은행보다 압도적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높다”며 “보험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고 비즈니스 자체는 괜찮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KB금융은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과 오규택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이사회 내 ESG위원회 신설을 하는 내용의 정관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