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라임 살릴 회장님’ 측이 인수자금 중 200억원가량을 라임자산운용에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모 회장은 자신이 실소유하던 스타모빌리티 측으로부터 이 돈을 포함한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다. 사실상 라임은 200억원을 고스란히 날릴 처지에 놓였다. 김 회장은 장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회장님’으로 추정된다.
더군다나 라임에서 이번 의사결정을 주도한 직원이 스타모빌리티에서 이달까지 골프장 가족회원권을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수조 원의 환매 중단 사태가 발발한 와중에 이 직원이 ‘회장님’과 공모해 200억원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라임이 투자한 195억, 상조회로 흘러가 |
이렇게 빼간 자금이 페이퍼컴퍼니를 거쳐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 컨소시엄’에 흘러갔다는 게 스타모빌리티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컨소시엄은 1월17일 인수가액이던 320억원의 일부를 잔금으로 치르고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했다. 이후 컨소시엄은 재향군인 상조회를 보람상조에 380억원에 팔아 6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투자 결정한 라임 직원, 골프장 회원권 받아 |
A씨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부사장과 함께 대체투자본부에서 근무했던 직원으로 지금껏 스타모빌리티와 관계된 일을 전담해왔다. 올 1월 스타모빌리티 11회차 CB 발행 역시 A씨가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며칠 전 라임자산운용에 사의를 표했다.
특히 A씨는 김 회장과도 빈번히 교류했다는 게 이번 사건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김 회장은 올해 초까지 주변에 라임의 자산을 인수하겠다는 플랜을 밝히면서 ‘A씨를 데려오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김 회장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라임 인수단’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A씨는 이러한 의혹을 묻는 서울경제의 취재에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
업계는 라임이 사실상 195억원을 날렸다고 보고 있다. 라임이 이 돈을 넣은 것은 스타모빌리티의 공시 위반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게 라임 측의 설명이다. 스타모빌리티는 지난해 7월 11회차 200억원 CB 발행을 공시한 바 있다. 그러나 6개월이 다 되도록 자금 조달을 못해 곧 공시 위반으로 벌점을 받을 처지였다. 스타모빌리티가 벌점을 받게 되면 라임이 지난해 4월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을 통해 넣어놓은 400억원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었다.
이에 라임은 앞서 들어간 400억원 중 10회차 교환사채(EB) 200억원을 상환하는 데 쓰라는 조건을 붙여 1월 CB 195억원을 인수했다. 그러나 스타모빌리티 측은 현재까지 기존 자금을 상환하지도 인수대금을 돌려주지도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라임 측은 발칵 뒤집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 2월 말 라임의 채권추심을 진행하는 법무법인 케이앤오는 스타모빌리티 측에 195억원 반환을 촉구하는 공문을 송부하기도 했다. 결국 스타모빌리티는 김 회장과 김씨를 이 돈을 포함해 총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달 18일 고소했다.
도피 중인 '회장님', 사채업자에 매각 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