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학교 앞 상권은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전국 유치원, 초·중·고교 개학이 예년보다 5주나 연기된 데다 개학 시기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22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의 분식점 주인 이모(50)씨는 처음으로 월세를 고민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인접해 그동안 1,000만원 이상의 월 매출을 올렸다”면서 “이전에 하루에 50만원어치를 팔았다면 요즘은 10만원을 맞추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고등학교 4곳 사이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 A씨는 휴업도 할 수 없는 처지라며 푸념했다. A씨는 “학기 초에는 하루에 3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비수기를 견딜 수 있는데 어제 30만원 어치를 팔았다”며 “도매상에 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가게 문을 닫을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성동구의 한 문구점에서 일하는 B씨는 최근 카운터에 의자를 비치했다. C씨는 “제일 바빠야 할 시즌에 손님이 이렇게 없어 본 적은 처음”이라며 “손님이 없으니 비품을 정리할 일도 없어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낸다”며 한숨을 쉬었다. 강남구 도곡동에서 문구장사를 하는 70대 김모씨도 영업 종료시간을 1시간30분 앞당겼다.
수업 일수가 자체가 줄어들며 타격을 입은 업종도 있다. 서초구에 둥지를 튼 학교폭력 전문 법률사무소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B 법무법인 관계자는 “학폭 사건을 주로 맡다 보니 수임 건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라며 “이전에 진행하던 사건들로 근근이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3차 개학 연기 계획을 발표하며 개학 시기를 다음달 6일로 마뤘다.
/한민구·이승배기자 1mi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