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S머니]코로나 찬바람에...수도권 상가경매 반값 낙찰 이어지나

이달 낙찰가율 68→55%로 추락

일부 물건 감정가 절반도 못받아

경매건수 대폭 줄어 낙찰률은 상승

주택보다 수요 적고 경기 영향 커

온라인쇼핑 오프라인 대체 직격탄

상가 낙찰가율 하락세 지속될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부동산 상가 경매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낙찰가율이 월평균 68%였는데 이달에는 55%까지 떨어졌다. 감정가의 반값에 팔린 물건들이 줄을 잇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물경제 위축과 e커머스 확산으로 인해 앞으로 이러한 저가의 낙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급락한 수도권 상가 낙찰가율=지난 25일 기준 서울과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상가 낙찰가율은 55.3%로 집계됐다. 지난달 71.51%, 1월 74.7%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15%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수도권 월평균 낙찰가율(67.96%)과 비교해도 큰 폭의 하락이다. 일부 물건은 감정가의 반값도 받지 못한 채 팔렸다. 인천 서구 청라동 165-12 지젤엠청라 1층 041호는 감정가 9억5,700만원의 35%인 3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인천 중구 을왕동의 근린상가도 낙찰가율 4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경기 오산시 원동 845 양우프라자 8층 802호는 감정가 4억9,400만원의 반값 수준인 2억5,218만5,000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서울에서도 이 같은 투자 냉기는 이어졌다. 서울 종로구 돈의동 피카디리플러스 2층 상가는 낙찰가율 46%에 머물렀다. 이달 들어 유일하게 감정가 이상으로 매각된 곳은 서울 용산 청파동 상가로 감정가의 114%인 1억6,310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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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가율은 떨어졌지만 낙찰률과 응찰자 수는 증가했다. 이달 수도권 상가 경매 낙찰률은 32.6%로 지난달(24.09%)보다 8.51%포인트 올랐다. 평균 응찰자 수도 4.5명으로 3명대에 머물던 1~2월보다 늘었다. 이는 경매 건수가 대폭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25일 기준 수도권 상가 경매 진행 건수는 46건으로 지난달(328건)의 7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수도권 주요 법원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6일까지 대다수 휴정한 바 있다. 통상 낙찰률이나 평균 응찰자 수는 경매 물건이 줄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물량 부담·e커머스 확산으로 전망 어두워=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앞으로 상가 낙찰가율은 저조한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요가 아파트 등 주택에 비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와 상가 소유주의 물량 출회 부담도 큰 상황이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아파트는 투자자 외에도 실거주 수요가 있어 경매 낙찰가율이 하방 경직성을 띤 반면 상가는 경기의 영향을 직접 받는 편”이라며 “아직 상가 경매 물량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물건이 급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커머스 시장의 급성장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오프라인 점포들은 위기를 겪는 반면 온라인 전문점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은 편이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통계청 통계를 분석한 결과 1월 온라인 쇼핑 총 거래액은 12조3,9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10조7,230억원)보다 15.6% 증가했다. 온라인 가운데 모바일 거래의 성장이 돋보인다. 전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 가운데 8조2,730억원은 모바일 거래액으로 집계됐다. 모바일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 늘었다. 상품군별로 살펴보면 음식서비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25억원 증가해 1위를 차지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경기침체와 e커머스의 확산으로 지난해 4·4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역대 최고치(11.7%)를 기록했다”며 “코로나19의 여파를 감안하면 상가 투자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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