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바닥 뚫는 中企 경영지표..."지난달은 위기도 아냐"

4월 경기전망지수 60.6 '최저'

제조업전망 금융위기 후 최악

2월 가동률도 70%선 무너져

내수·수출·자금·생산·고용 등

"갈수록 고꾸라져 총체적 위기"




‘2월 위기는 위기도 아니었다?’

경기 시흥 중소기업의 특례보증 대출지원을 담당하는 기술보증기금의 한 관계자는 30일 “요즘 들어 (기보를) 방문하는 중소기업 사장들과 얘기해 보면 ‘3월 들어 느끼는 위기감은 전 달(2월)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시화공단의 입주 업체들은 대부분 수출 기업들인데 2~3달 버티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어렵다는 얘기는 계속 나오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위기는 상상, 그 이상인 것이다.

실제 중소기업의 경영상황을 나타내는 업황 경기전망지수는 물론 수출, 자금사정, 원자재수급, 재고, 고용 등 모든 경영 수치들이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막히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어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날 발표한 4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는 60.6으로 전월보다 17.9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같은 기간대비 25.1포인트나 급락한 수치다. 2014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후 최저치다. 이 수치는 중기중앙회가 지난 13~20일 3,150개 중기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전세게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와 수출 부진이 동시에 나타난 결과”라며 “중소기업 체감경기는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기전망지수 가운데 핵심인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71.6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에 있었던 2009년 3월(70.5)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제조업 가운데서도 섬유업은 46.9, 인쇄업은 53.8로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수치들이 나타났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평균 20포인트 하락한 점을 감안해도 섬유와 인쇄업 등은 이보다 훨씬 나쁜 체감 경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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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코로나19 피해로 수주 가뭄이 현실화되면서 중소기업 가동률도 뚝 떨어지고 있다. 2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9.6%에 그치면서, 2008년 9월(69.5%)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13년 이후 한 번도 없었던 ‘가동률 70’선 마저 이번에 깨져 버렸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체결이 소진된 중소기업이 이번 코로나19로 2차 충격을 맞으면서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 상황이다. 수출의 심장 역할을 해 온 한국산업단지공단들도 생산액과 수출액이 모두 감소하고 있다. 작년 1,220개 전국 산업단지의 생산액은 991조4,7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1% 감소했고, 수출액도 3,547억9,000만달러로 12.5%나 하락했다. 한국산단측은 코로나19 피해로 연말 집계되는 전국 산단의 생산액과 수출액은 사상 최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중기중앙회의 또 다른 조사결과를 보면 중기들이 앞으로 버틸 수 있는 여력도 크지 않다는 게 확인됐다. 중기중앙회가 407개 중기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관련 긴급 중소기업 경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64.1%가 경영상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3개월 이상 감내할 수 없다는 기업은 42.1%였다. 6개월 이상은 버티기 어렵다는 답변은 70%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중기중앙회 내부에서도 “지난 2008년 금융위기때 보다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2~3개월 이어지면 더 이상의 고용유지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종곤·이상훈 기자 ggm11@sedaily.com

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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