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시중은행보다 두 배가량 높았던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역마진 우려로 수개월째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저축은행들이 수신상품의 금리를 추가 조정하면서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1%대 후반대까지 후퇴했다. 그럼에도 자금이 몰려들자 1%대 중반대 상품까지 등장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금리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기준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1.88%를 기록했다. 올 들어 최저 수준이다. 타 업계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 혜택을 제공했던 저축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 하락세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날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1.89%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1.8%대를 유지하고 있다. 1년 전(2.62%)과 비교하면 무려 0.73%포인트 차이가 난다.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말 2.18%, 지난해 말 2.1%에서 올해 1월 1.97%로 떨어진 데 이어 2월 1.92%까지 낮아졌다.
일부 저축은행 상품의 정기예금 금리는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낮았다. 대구에 위치한 A 저축은행은 23일 정기예금 상품 3종의 금리를 1.4%로 일괄 조정했다. 2월10일 해당 상품의 금리를 1.6%, 지난 8일 1.5%로 내린 지 2주 만에 수신금리를 또 추가 조정한 것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1.45%로 이들 상품보다 높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수신상품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데다 기준금리도 잇따라 낮아지면서 저축은행들도 예금 상품의 역마진을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부터 강화된 신예대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서둘러 예수금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여서 굳이 자산 운용이 어려운 고금리 예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적어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0%대 정기예금을 내놓는 상황에서도 2% 중반대의 고금리 상품을 제공했던 저축은행들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수신금리를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