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득하위 70% 국민에게 최대 100만원의 ‘긴급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 실제로 소득 없는 자산가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전세를 살고 있는 소득상위 30% 맞벌이 가구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며 지급 기준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은 정부의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정책이 4·15 총선을 앞 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쏟아내며 경계하는 태세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미래통합당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긴급 재난지원금’ 정책을 두고 “국민의 70%에게만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세금을 많이 낸 사람한테 세금 부담만 더 지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이 불합리하다는 여론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앞선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인은 “국가 재난상황에서 전국민의 75% 에게 지급되는 혜택을 나머지 25% 에게 지급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며 “재난 기본 소득은 동일한 기준으로 지급하고 이를 과세소득으로 반영하여 소득이 낮은 분들은 낮은 소득세율로 과세가 되게 하고 소득이 높은 분들은 또 높은 세율로 과세가 되게 하면 형평성에 문제가 없다”고 제안했다.
이어 “고소득자라 재난 기본 소득에 대해 기부할 수 있도록 하고 기부금 공제도 가능하게 하면 기부하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라며 “2인 가구든 3인 가구든 4인 가구든 가족들 모두 힘겹게 일해서 정부에서 말하는 중위소득 150% 넘기는 가정도 있다”고 호소했다.
또 “외벌이 중에는 물려받은 재산이 이미 충분히 있어 대출 이자 없어 편히 사는 가정도 있고 맞벌이 하여 중위소득 150% 넘더라도 재산이 하나도 없거나 대출금 힘겹게 값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며 “정부는 모두의 정부이고, 중위소득 150% 넘는 국민도 모두 똑같이 세금 내며 똑같이 코로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 애매하게 기준을 정해 70% 넘는 국민이 받은 혜택을 나머지 국민이 받지 못하게 정하지 마시길 바란다”고 청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소득 기준이 애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맞벌이 직장인 B씨는 “소득기준으로만 재난지원금을 산정하면 열심히 일하는 맞벌이는 못 받고, 불로소득을 누리는 고액 자산가들은 받게 되는 것 아닌가”라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댓글 등을 통해 “부잣집 백수 자녀는 지원금 받고 적은 월급 받아 근근이 사는 서민들은 못 받는다면 박탈감이 들 것”, “전셋집 사는 가구는 돈을 못 받고 고가 아파트 사는 백수는 받을 수 있다는 건가” 등의 의견을 내고 있다.
이에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복지부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며 “시간이 많고 넉넉하다면 재산이라든지 금융소득, 자동차세 등을 넣을 수 있겠지만 긴급성 요소가 있어 가능하면 자산이 많은 자산가들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그런 측면 다 감안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