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유가 급락 제동 걸릴까…美·러 정상 '안정' 공감대

"에너지 시장 안정 중요성 동의"

트럼프·푸틴 통화내용 밝혀져

사우디는 원유수출 확대 발표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0달러대까지 떨어지는 폭락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며 유가안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시장에서는 유가가 안정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계획에 상황을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국제에너지시장 안정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도 “양 정상이 국제원유시장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국이 에너지부 채널을 통해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주차장에 표시된 코로나19 확산방지용 ‘사회적 거리두기’ 선 안에 30일(현지시간) 노숙인들이 누워 있다. /라스베이거스=로이터연합뉴스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주차장에 표시된 코로나19 확산방지용 ‘사회적 거리두기’ 선 안에 30일(현지시간) 노숙인들이 누워 있다. /라스베이거스=로이터연합뉴스


이를 고려하면 러시아와 사우디 간 가격전쟁이 다소 잦아드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도 통화한 바 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주)은 이날 경제방송 CNBC에 “8명의 다른 의원들과 함께 사우디 대사와 콘퍼런스콜을 하고 사우디가 가격전쟁을 지속하면 미국이 경제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며 “러시아는 우리 친구가 아니지만 사우디는 동맹이다. 사우디와 얘기하는 것이 낫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셰일산업은 고사 위기다. 셰일업체들은 배럴당 50달러 이상 돼야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와이오밍주 바켄을 비롯한 일부 유종은 배럴당 3~4달러까지 떨어졌다. 최근 2주 사이 가동을 중단한 유전만 59개다.

관련기사



다만 가격전쟁이 끝나는 데는 변수가 많다. 미 정유업체 캐너리LLC의 댄 에버하트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과의 합의를 원한다면 제재 완화를 약속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이는 의회의 지지 없이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날 사우디는 미국의 계속된 압력에도 오는 5월부터 하루 원유 수출량을 사상 최대 규모인 1,060만배럴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유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로 이번주에만 원유 수요가 하루 2,6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드워드 마셜 글로벌리스크 매니지먼트 상품 트레이더는 “코로나19의 영향이 길어지면서 5월과 6월 원유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20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WTI는 배럴당 20달러 안팎이지만 브렌트유는 20달러대 초중반 수준이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