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코스피지수 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비중을 30%로 제한하는 ‘30% 캡’ 규제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한다.
거래소 인덱스사업부는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오는 22일까지 시가총액 비중 상한제도(CAP·캡)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고 2일 밝혔다. 최근 코스피200지수와 KRX300지수에서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비중이 30%를 넘기는 상황이 지속하면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당초 코스피200 내 삼성전자 비중의 3개월 평균이 30%를 넘을 경우 초과분만큼의 비중을 축소할 계획이었다. 삼성전자의 주가 등락에 따라 지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렇게 되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 펀드는 초과분에 해당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수 내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 문제가 됐다. 전일(1일) 기준 삼성전자가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를 넘어섰다.
금융위원회가 이달부터 공모펀드 내 종목 편입 한도를 현행 30%에서 추종하는 지수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만큼 편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완화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자본시장의 펀드 운용 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국내용 지수는 캡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도 거래소는 지수 수시변경을 통해 삼성전자의 비중을 조기 조정해 시장의 충격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 이로써 30% 캡 제도는 지난해 6월 도입 이후 10개월여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거래소는 해외 투자자들을 위해 국가별 규제요건에 부합하는 코스피200 캡 지수를 병행해 산출하는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해외 주요 시장의 경우 한 종목의 비중을 20~35% 수준으로 규제하고 있어 해당 국가에서 요청이 있을 시 해외용 지수를 따로 만들어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는 의견 수렴 이후 주가지수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수산출 방법론을 개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