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직 판사 간의 대결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 동작을은 여당 영입 인재와 야당 4선의 관록이 맞붙는 초대형 선거구 중 하나다. 당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탈환을 노리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음에도 부족한 인지도를 메우기 위해 구석구석 지역민을 만나기 시작했고,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성대한 출정식을 열며 ‘역전’을 다짐했다.
선거캠프 출정식을 온라인으로 대체한 이 후보는 새벽 5시부터 첫 선거 유세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조용한 유세활동을 시작하라는 당의 지시도 있었지만 대형 행사보다는 지역구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흑석동 마을버스에서 첫차를 타고 출근을 하는 지역구민을 배웅한 이 후보는 “이른 시간에 나오셨는데 다들 밝으셔서 시민들이 자랑스럽다”며 “버스 노선이 조금 복잡한 것 같은데 편하게 탈 수 있게 버스 노선을 바꿔보려고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는 남성역·상도역에서 지하철에서 출근길 유세를 이어나갔다.
오후에 이 후보는 양정철 민주정책연구원장과의 정책협약식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 원장이 화력 지원을 한 셈이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멀리서 이수진을 응원하기 위해 달려오신 양정철 원장님 감사하다”며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만나는 분들마다 6년 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 이제는 바꾸자고 하신다”며 “국민의 삶을 볼모로 하는 낡은 정치를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패스트트랙 국회 대치 정국에서 야당 원내대표로서 국회 농성을 담당한 나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첫차 유세, 출근길 유세로 선거운동의 서막을 열었다. 이 후보와 비교되는 점은 이날 총신대입구역과 인접한 태평백화점 앞에서 대규모 출정식을 열었다는 점이다. 현역 의원으로서 ‘힘’과 ‘조직’을 드러내며 정치신인인 이 후보를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나 후보는 “출정식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려 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신 것은 대한민국과 동작에 대한 걱정 때문일 것”이라며 유세를 시작했다.
나 후보는 이 후보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차례 견제구를 던졌다. 나 후보는 동작을 지역구와 특별한 인연이 없이 출마한 이 후보를 겨냥해 “제가 태어나 이 세상을 처음 마주한 곳이 동작”이라면서 “정치를 쉬었다가 다시 시작할 때 제 손을 잡아준 곳도 동작이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내세운 이수~과천 복합터널(동작대로 지하화) 공약과 관련해서도 “4년 전부터 서울시장에게 요구했고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며 “제가 해놓은 걸 (이 후보가) 완성하겠다고 하는데 하던 사람이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에게는 없는 다선 의원으로서의 실행력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나 후보는 “사당로도 확장해야 하는데 이는 도시계획에 없다”면서 “적어도 5선쯤 돼서 당 대표, 국회의장 혹은 부의장 될 사람이어야 해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박형윤·박효정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