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국내 부자들의 부동산 보유 비중이 6년 만에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부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금융상품으로 꼽히던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선호도도 고위험 금융상품의 손실 우려가 부각되면서 다소 떨어졌다.
2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부자들의 자산관리 방식 및 라이프스타일’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의 지난해 부동산 자산 비중은 50.9%로 전년보다 2.2%포인트 줄었다. 부동산 자산 비중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늘다가 지난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규제 강화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세 둔화,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도, 절세를 위한 증여 등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펀드(ELF) 등 부자들이 선호하던 지수연계 금융상품의 매력도는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전년과 비교했을 때 선호도가 높아진 상품은 외화 펀드, 은행 정기예금이었고 지수연계상품이나 사모펀드 등은 선호도가 낮아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는 고위험 금융상품 대규모 손실 우려가 부각되면서 금융자산 매력도가 떨어진 한 해였다”며 “이들 상품의 수익률 악화가 지수연계상품 선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수연계상품의 대체 상품으로 외화 자산, 공모형 부동산 펀드 등이 뜨고 있지만, 상품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며 “대안을 찾기 어려운 만큼 부자들의 지수연계상품 선호도 감소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부자들은 평균 41세에 부자가 되기 위한 종잣돈을 확보했다. 종잣돈을 확보하는 1순위 수단은 사업 소득(32.3%)이었다. 상속·증여(25.4%)가 두 번째로 많았다.
부자가 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추가로 부를 축적한 1순위 수단도 사업 소득(31.5%)이었다. 그다음은 부동산 투자(25.3%)였다. 근로 소득(15.1%)은 부의 축적 수단으로서 사업 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들 부자가 자산을 처분하는 수단은 노후 준비 50%, 상속 25%, 증여 18%, 기부 3% 등의 순이었다. 자산이 많을수록 노후 준비보다는 상속이나 증여 비중이 컸다. 부자들이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시기는 평균 65.2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증여받는 자녀의 평균 나이는 34.9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