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 중소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공항이 폐쇄되면서 우회로를 찾아 나서고 있지만 정확한 폐쇄 공항 정보 등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정부가 수출 중기를 돕는다고 말은 하면서도 정작 현장에서 절실한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한 노력에는 뒷짐만 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항공허브가 마비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를 실시간 반영한 국제 물류망 현황과 같은 필요한 정보를 제때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수출 기업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소재부품수급대응센터를 통해 코트라(KOTRA)와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코로나19로 발생하는 수출입 애로사항을 취합하고는 있지만 정작 수출기업에 필요한 전세계 물류망 현황 정보는 빠져 있다. 수출 중기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을 한다고는 하지만 개별적인 기업애로를 모아 사안별로 안내만 할 뿐 꼭 필요한 종합적인 데이터베이스(DB)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KOTRA 홈페이지에 ‘글로벌 및 비즈니스 동향’을 통해 전세계 공항 폐쇄와 국제 노선 중단 현황 등이 올라와 있다. 그렇지만 이 또한 산발적 정보만 있어 언제까지 운항이 중단되는지 등 구체적인 궁금증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다.
외교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해외안전여행’ 정보 또한 화물 운반이 아닌 일반 여행객 기준으로만 입국 제한 정보를 제공해 수출 중기에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정부 관계자는 “KOTRA를 통해 사안별로 현지에 문의해 최신 정보를 확인해 제공하는 수준”이라며 “글로벌 물류망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따로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우회로를 찾기 위해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부품·소재나 완성품 수출입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계 숨어있는 우회로를 찾아내기란 녹록치 않다. 더구나 대기업과 달리 광범위한 물류망을 갖추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수출 중소기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두바이 공항의 세관 지연으로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대규모 손해배상 위기에 놓인 A업체는 “어느 나라는 들어갈 수 있고, 어디는 안되는 지만 한눈에 파악돼도 수출 차질을 줄일 수 있을 텐데 종합된 정보가 없다 보니 인력이나 자금력도 딸리는 중소기업은 더 벅차다”고 토로했다.
남미에 수출해 온 B업체는 직항 노선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수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체 수출보다 국제 물류 업체에 배송하는 식으로 겨우 우회로를 찾았다. B업체 관계자는 “가급적이면 운송을 보류하고 있지만 꼭 보내야 할 물건은 새로운 항공 루트를 찾는 것보다 차라리 항공 운임을 포기하고 DHL이나 UPS 등의 특송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물류망이 속속 끊기면서 비용부담도 만만찮다.
항공 출입이 막힌 C업체는 비용부담 때문에 시간이 좀 걸려도 중국을 통한 육로로 몽골에 수출하고 있다. C업체 관계자는 “육로로 우회로를 찾았지만 도착 예상 시간을 맞출지 조마조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말로만 수출 중기를 위한다고 하지 말고 글로벌 물류망을 한꺼번에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만 줘도 살 것 같다”는 게 수출 중기들의 공통된 토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