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젊은 정당’을 만들겠다 내세운 청년 후보의 존재감이 본격적인 선거체제 돌입 후 희미해졌다. 통합당이 영입한 지역구 청년 후보는 험지로 공천됐고,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공천한 당선권 내 비례대표 후보 가운데 청년은 두 명뿐이었다.
미래통합당은 중도층을 안은 보수 통합으로 지난 2월 출범해 미래세대가 주체 되는 국가를 만들겠다 선언했다. 또 황교안 대표가 ‘혁신 공천’을 강조하며 “20~40대 젊은 정치인을 30% 공천해 젊은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통합당 상징색인 밀레니얼 핑크 역시 한국당 시절 ‘꼰대정당’ 이미지를 벗고 20·30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장에서 처음 사용했던 색이다.
하지만 통합당이 내세운 45세 미만 청년 후보 모두 당선 확률이 낮은 지역구로 공천됐다.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 김재섭 ‘같이오름’ 창당준비위원장이 ‘서울 험지’인 광진갑·도봉갑 지역으로 보내졌다. 본인의 의지라고는 하지만 30대 청년인 이준석 최고위원도 험지인 노원병에 출마한다. 청년 후보 지역으로 지정한 경기권의 수원정·광명을·의왕과천·남양주을·용인을·화성을·파주갑 역시 보수당 열세지역이었다.
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경우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젊은 정당’을 만드려는 노력조차 없다. 당선권으로 추정되는 20번 내외 비례대표 후보의 평균 나이는 54.4세다. 이중 30대 청년은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38) 후보와 전 나우 대표이사 지성호(38) 후보 단 두 명뿐이다. 지난 1일 열린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공동선언식’에서 두 정당은 서로 형제정당이라 부르며 정책과 홍보를 연대하기로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통합당이 출범 전부터 내세운 ‘젊은 정당’ 노선은 소리소문없이 잊혔고, 낡은 정치를 탈피하려는 미래한국당의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이는 비단 보수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정당별 비례대표 후보 가운데 청년이 당선권 순번에 들어간 정당을 찾기 어렵다. 당선권이 3번 내외인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평균 나이는 53.7세다. 당선권이 17번 내외인 더불어시민당의 경우 평균 48.7세, 당선권이 8번 내외로 추정되는 열린민주당은 평균 55.6세다. 정의당은 20대 후보를 두 명이나 냈지만 최근 정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예상 당선권에 변동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