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3일 오전7시 김 후보는 언주역 앞에서 유권자들과 출근인사를 나눴다. 김 후보는 명함을 나눠주는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건강과 평화를 빕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인사를 했다. 김 후보 선거운동의 핵심은 ‘당과 배치되더라도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부동산 법안을 내겠다’는 메시지다. 김 후보는 “저 김성곤은 종부세 문제를 정치적 생명을 걸고 해결하겠다”고 연신 강조했다. 실제 이낙연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1주택자 종부세 감면을 시사하며 강남 지역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김 후보가 태 후보에 비해 강점으로 내세운 것은 ‘다선 의원의 관록’이다. 전남 여수에서 4선 의원을 지낸 뒤 이번에 당선되면 5선 의원이 되는 만큼 종부세 감면과 관련해 당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후보의 선거운동 포스터에 적힌 ‘한국 정치의 품격’이라는 문구도 눈에 띈다. 지난 20대 총선에 출마해 45.2%의 지지율을 얻은 그는 “합리적이고 검증된 사람이라면 진영을 떠나 지지받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태 후보는 이날 오전8시 청담자이아파트 입구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태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내자”면서 “이번에는 2번”이라는 말로 인사를 건넸다. 분홍색 마스크를 낀 한 중년 여성은 태 후보의 명함을 받고 “TV에서 보고 직접 만나보고 싶었다”며 “오늘 후보를 만나려고 이 마스크를 낀 것 같다”고 반가워했다.
태 후보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미 실패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태 후보는 당선 직후 가장 먼저 추진할 공약으로 종합부동산세법을 꼽으며 “정부가 계속 세금을 올리는데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1세대 1주택을 보유해 살고 있는 분들이 이미 7월·9월에 재산세를 내고도 12월에 또 종부세를 내야 하는데, 그야말로 중과세”라면서 장기 실거주자의 종부세 면제와 공제율 확대를 주장했다.
비슷한 공약을 내세웠더라도 강남갑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태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더 강한 분위기였다. ‘세금 폭탄’의 주범이 현 정부와 여당이라는 이유에서다. 40대 유권자 이모씨는 “1주택 실거주자인데 지난해 보유세 폭탄을 맞아 현 여당에 대한 악감정이 극에 달했다”며 “어차피 강남갑 주민들에게 후보들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정당”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태 후보의 지역 적합성에 의문을 품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보수 성향의 50대 유권자 문모씨는 “그동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수 정당에 투표해왔다”면서도 “태영호라는 후보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아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