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 군 조직은 코로나19의 큰 불길을 이미 잡고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그 대처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3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내 누적 확진자는 39명이며 순확진자는 7명이다. 현역 군인을 60만명으로 봤을 때 누적 확진자는 약 0.0065%, 순확진자는 0.0012%다. 특히 사망자 수를 보면 국내 전체적으로는 174명이지만 군내 사망자는 ‘제로’다.
군은 대표적인 집단생활 조직이라는 특성 때문에 코로나19 발생 때 집단감염 위험성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로 꼽혔으나 그 같은 우려를 씻어낸 결과인 셈이다.
군 조직에서 이처럼 확진자가 적은 것은 우선 과잉대응의 차원을 넘은 강력한 대응 때문이라고 평가된다. 지난해 말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국방부는 이를 예의주시했고 올해 초 본격적으로 모든 장병의 이동과 외출·외박·휴가 등을 통제했다. 더 나아가 지난달부터는 모든 장병의 회식 등 단체행사 참석도 전면 금지했다.
또 군내 강력한 위생관리 시스템도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 데 한몫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모든 장병의 의무적인 마스크 착용은 물론 수시로 손 씻기와 손소독제 사용 등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수준이 높아진 군내 의료 시스템도 감염 확산을 막아낸 일등공신이다. 현재 군에서는 미열 혹은 지속적인 기침 현상만 있어도 즉시 격리에 들어가고 수시로 군 의료진이 해당 장병의 상태를 주시한다. 이때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오면 곧바로 음압병상이 있는 군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5,000만명과 현역 군인 60만명은 수치상으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비교하는 데는 수학적으로 약간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60만명 가운데 누적 확진자가 39명에 불과하다는 것은 확실히 군이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의료계 관계자는 “수십년 전만 해도 군대에서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등 과거 군대는 감염병에 취약했지만 현재는 달라졌다”며 “군대에서 재채기를 하면 비염인지 감기인지 정확한 진단 없이 감기약만 처방했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체계적인 진료·처방을 하고 있어 감염병에도 잘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늦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나은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방부의 조치를 보면 과잉대응을 넘어 매우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감염병 매뉴얼을 수정한다면 이번 국방부의 대응 사례를 참조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