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대부분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한 가운데 비행기 리스료 납부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항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지만 올해 1조5,000억원 이상의 비행기 임차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비행기를 정리하거나 리스업체와 융통적인 대금 납부를 논의하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지난해 비행기 운용 리스료로 8,700억원을 해외 리스업체에 지불했다. 비행기를 직접 구매하는 비중이 높은 대한항공의 금융리스료까지 합할 경우 1조원을 상회한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사(LCC)까지 더할 경우 국내 항공사들이 매년 내는 리스료는 1조5,000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항공사들의 영업이 사실상 ‘0’에 가깝지만 매달 리스료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항공사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주요 노선이 폐쇄되거나 감편됐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항공기는 주기장 등에 멈춰 서 있다. 항공협회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들이 보유한 비행기 374대 중 324대의 운항이 중단됐다.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는 41만5,736명으로 지난 1월 대비 92% 줄었다.
한편 절반의 인력으로만 운영하는 자구책을 실시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들도 임금 50% 삭감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종사들도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 근무일 15일 기준으로 기본급과 고정수당은 한달 급여의 50%만 받게 된다. 당초 조종사 노조는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4∼6월 각 10일로 휴직 기간을 정할 것을 요청했으나 항공업계가 사상 최악의 위기에 처한 상황을 감안해 고통 분담에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