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형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하, 시장에 70조원 상당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3일 실물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 중소 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오는 15일과 다음 달 15일 각각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씩 낮출 예정이며, 이를 통해 시중에 장기자금 4,000억 위안(약 69조3,000억원)을 공급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는 농촌신용협동조합, 농촌상업은행, 농촌합작은행, 성(省)급 행정구역 내에서만 경영하는 도시상업은행 등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중소 은행 약 4,000곳의 지급준비율이 6%로 떨어지게 됐다는 게 로이터통신 설명이다.
이번 지급준비율 인하는 올해 들어 3번째, 2018년 초 이후 10번째로 이뤄졌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13일에도 “(중소·민영기업 대출 등) 인클루시브 금융 심사기준에 부합하는 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0.5~1.0%포인트 인하하는 등의 방식으로 장기자금 5,500억 위안(약 95조3천여억원)을 풀겠다고 한 바 있다.
인민은행은 이와 함께 7일부터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맡긴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율을 기존 0.72%에서 0.35%로 낮춰 대출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초과지급준비금 이자율 인하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0.99%에서 0.72%로 내린 뒤 12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아이리스 팡 ING은행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피해가 최소 5월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급준비율 인하 효과는 여전히 의문이다. 중소 은행의 지급준비율은 이미 낮다”면서 “은행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려움에 부닥친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꺼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이날 “중국 중소 은행들의 무수익자산이 약간 증가했지만,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위험도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