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승부차기에 유격체조까지...'갑질 교수'의 특이한 수업법

"동영상 강의 제대로 안듣는다"며 학생에 폭언

승부차기해 가산점 주는 등 갑질 논란 이어져

학교 측 “제기된 내용 토대로 사실관계 파악해 조치”

A교수가 지난달 21일 온라인에 올린 공지글./독자 제공A교수가 지난달 21일 온라인에 올린 공지글./독자 제공



서울 소재의 한 사립대학교의 교수가 수강생들이 온라인 강의를 제대로 듣지않는다며 단체채팅방 등을 통해 각종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서울의 한 대학교 학생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이 대학 공과대학 소속 A교수는 전공 과목 수강생들이 모여 있는 단체대화방에서 “내가 XXX 쳐가며 동영상 강의 촬영했더니만, 제대로 보지도 않고 숙제만 대충 달랑하려는 XX들 때문에 지금 다른 애들까지 과제 빡세진 거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강의 관련 게시판에서도 “수업을 듣지도 않고 과제만 얍삽하게 제출해서 넘어가려는 정신나간 X들이 꽤 있어서 앞으로의 과제는 이렇게 진행합니다”라는 내용의 공지 글을 올렸다.


앞서 A교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동영상 수업이 시행되자 주간 과제를 ‘스마트캠퍼스’라는 원격 강의 관련 사이트 내 공지를 통해 올렸다. 하지만 학생들이 강의를 듣지 않는다고 판단한 A교수는 앞으로는 동영상 강의 안에 과제 공지를 포함하겠다며 이 같이 폭언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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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들은 이 같은 A교수의 행태가 처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도 A교수가 수강생들에게 자신과 승부차기 대결에서 이긴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주겠다며 내기를 내걸기도 했다는 게 수강생들의 주장이다. 이 교수가 자신은 골키퍼를 맡고 수강생에게 골을 넣게 시켜 3골 이상 득점하면 가산점을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2학기 한 전공 강의 첫 수업에서는 예정돼있지 않던 야외 강의를 진행하면서 “방학 동안 한 일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나와서 이야기하라”며 “해당 학생에게는 가산점을 주겠다”고 했다. 아무도 지원하지 않자 A교수는 한 학생을 지목했고 해당 학생이 유격대를 전역한 사실을 알자 수강생들 앞에서 유격체조를 시켰다. 그뒤 “내가 시켜서 한 것이니 가산점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갑질 지속에도 학생들은 취업 불이익 등 보복이 두려워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 학생회는 최근 A교수의 원격 강의 관련 폭언 사실을 인지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대자보를 걸었다. 해당 학과의 한 학생은 “이해당사자인 전공 학생들 내부에서는 해당 글에 ‘좋아요’도 누르지 말자는 분위기가 퍼져있고 혹여 불이익을 받을까 언급조차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A교수 징계위원회 회부와 재발 방지 대책을 학교측에 요구하는 동시에 A교수에게는 공개 사과를 요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대학측은 “학생들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어 실제 학생들에게 가해진 위해가 있다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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