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김영춘 "지역숙원 해결" vs 서병수 "경제실정 심판"

[격전지르포-부산진구갑]

부산 민심 바로미터 '가장 치열'

김영춘 "총리와 직접 연락" 밀착 행보

서병수 "무능정권 탓 보릿고개" 비판

'10%대 지지' 무소속 후보 단일화 변수

부산 진구갑에 출마한 김영춘(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부산 진구갑에 출마한 김영춘(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정치 1번지가 종로라면 부산에는 진구갑이 있다. 부산의 정중앙, 최대 상권인 서면역이 위치한 이곳은 14~19대 총선에서는 보수 정당이 내리 깃발을 꽂았지만 20대 총선을 기점으로 대선, 그리고 지방선거까지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19~20대 총선에서는 3%포인트 차로 승패가 갈렸을 만큼 부산·경남(PK)의 가장 치열한 전장이자 그 정치적 상징성이 상당하다.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이자 현역 의원인 김영춘 민주당 의원에 대항해 미래통합당은 체급을 높여 부산시장을 지낸 4선의 서병수 전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김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가운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두 후보의 유세 현장을 6일 찾았다.


“거래처 거래도 다 끊기고 아주 죽겠어예. 이번에는 좀 이겨주이소.” 이날 오전 연지동 골목길, 한 60대 남성이 차를 멈춰 세우더니 창문을 내리고 서 후보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으로 사업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연지동 골목에서 만난 상인들은 대체로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서 후보가 텅 빈 이발소 안으로 들어서자 50대 후반의 이발사는 “이발소에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주로 오는데 경기도 어렵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며 손님이 하나도 없다”고 토로했다. 경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마땅한 대안은 없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진구에 거주한다는 한 60대 택시기사는 “통합당이 된다고 크게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경제가 너무 힘들다 보니 한번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서 후보가 시장 할 때 버스전용차로를 만들었는데 서울과 달리 3~4차선에 전용차로를 만들다 보니 교통체증이 더 심각해졌고 지하상가 상인들도 망하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서 후보는 “무능한 정권 때문에 국민이 코로나 보릿고개에 울고 있다”며 “김 후보가 대표하는 586 권력은 자기 손으로 돈 벌어본 경험도 별로 없는 이들이다. 일도 해본 사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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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현역 의원답게 거리 유세를 하는 동안 지역 상인, 주민들과 지역 민원, 그리고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어나갔다. 오후3시 당감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거리 유세를 하던 김 후보는 한 붕어빵 노점에 멈춰서 “자주 오는 단골집”이라며 상인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후 동네 약국에서는 마스크 5부제 진행 상황을, 부동산에서는 최근 진행 중인 당감동 재개발 사업 관련 이야기를 묻기도 했다. 김 후보는 “서 후보는 해운대에서 시작해 합계 25년을 부산에서 일했는데 그 기간에 부산이 대책 없이 쇠락해왔다”며 “서 후보로부터 부산을 세워보자는 비전을 들어본 적 없다. 그래서는 부산이 다시 일어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집중유세에서 집권여당의 현역 의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선거 한번만 더 도와주시면 4선이 된다. 장관 지낸 4선의 힘으로 총리·대통령과 직접 만나고 연락하며 지역 숙원사업을 풀어갈 수 있게 하겠다”고도 말했다.

한편 접전이 예상되는 진구갑 선거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단일화 문제다. 미래통합당 공천 신청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근 후보가 1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자구도인 만큼 서 후보 입장에서는 악재다. 서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오전에도 정 후보 측에서 사무실 앞에 찾아와 비난을 쏟아내고 갔다”며 “하지만 연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정 후보도 나라를 살린다는 마음에서 힘을 합쳐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부산=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하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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