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국제 경제의 역학구조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세계 경제는 대공황 직후인 1944년 체결된 브레턴우즈 체제 이후 우루과이라운드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등을 거치며 자유무역주의를 통해 성장해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주요20개국(G20)을 중심으로 무역장벽 제거 등 공조체제를 가동해 위기를 극복했다. 우리 경제가 고도성장을 일궈낸 것도 자유무역의 흐름 덕분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펴면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는 와중에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가 겹치면서 글로벌 경제에서 각자도생의 패러다임이 고착화할 것이 자명하다. 그만큼 수출의 확장세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자영업발 실업에 이어 한계기업의 부도까지 이어지면 고용대란은 조만간 최대 화두가 될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우리 경제구조를 서둘러 내수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일자리의 보고(寶庫)인 서비스업의 발전 대책 마련은 필수과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경쟁력은 턱없이 낮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인 의료와 관광·교육산업 등은 기득권의 저항에 부딪혀 이중삼중 규제에 싸여 있다. 서비스산업의 노동생산성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27위에 불과하다. 서비스업발전법은 9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서비스업의 업그레이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서비스업에 제조업에 준하는 세제와 금융 부문의 혜택을 부여하고 빅데이터와 로봇 등 미래 기술 기반의 ‘신(新)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막고 있는 규제들을 하루속히 벗겨 내야 한다. 그래야 코로나19로 밀려난 실업자들을 품을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