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 풍력발전기 메인 베어링에 미세한 결함이 감지되니 잘 감시해 주시고 3개월 내 부품을 교체해 주세요.”
충청남도 태안에 있는 한국서부발전(사장 김병숙) 본사의 엔지니어가 원격으로 전라남도 화순에 있는 풍력단지 엔지니어에게 한 말이다.
이는 서부발전 본사에 산업 인공지능(Industrial AI)·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풍력단지 예측·진단 솔루션인 ‘가디원 윈드(GuradiOne Wind)’가 있기 때문이다. 이 솔루션은 3~6개월 전에 주 베어링·기어박스·발전기 등 풍력단지 주요 핵심 부품의 고장 여부를 예측해 가동률 극대화를 꾀하기 위한 것이다.
이 솔루션은 윤병동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창업한 원프레딕트(OnePredict)와의 협업으로 가능했다. 특히 저속으로 운전하는 주 베어링의 고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솔루션으로도 예측·진단이 쉽지 않았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만약 주 베어링 고장 예측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약 150일 가량을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서부발전이 지난 1년 간 가디원 윈드를 운영해 주 베어링에서 2건, 기어박스 1건, 발전기 1건의 고장을 예측해 총 8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원프레딕트는 앞으로 화순 풍력단지의 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학습 기능을 강화해 주요 부품의 잔여 수명을 한층 정확하게 예측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진동 데이터뿐 아니라 온도·속도·발전량 등 SCADA 데이터를 활용하고 센서·계측기 자가진단 기능 등 다양한 신기술을 탑재하기로 했다. 윤 대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얼굴을 맞대지 않고도 풍력단지를 운영할 수 있다”며 “풍력발전과 송·변전 등 에너지 분야는 물론 스마트팩토리, 국방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