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다음 달로 예정된 행정사·세무사·노무사 등 ‘준 고시’ 시험들까지 연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 추이를 참고해 이달 안으로 연기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세무사·행정사·노무사 시험 소관 부처인 국세청·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은 7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연기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으며 이달 내로 연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세무사·행정사·노무사 시험은 각각 다음 달 9일, 16일, 23일 예정돼 있으며 이달 중 접수에 들어간다.
세무사·행정사·노무사 시험은 전문직종을 원하는 대졸자 취업준비생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최근 노량진·신림동 학원가에서는 코로나 19로 세 종류의 시험 일정도 연기되는 것이 아니냐는 설이 돌고 있다. 지난 2~3월 예정된 변리사·감정평가사·경매사·관세사 등 국가전문자격 시험이 연기됐다.
특히 세무사와 노무사는 토익(TOEIC) 등 공인어학성적을 제출해야 하는데 코로나 19로 2월 이후 어학 시험이 개최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세청과 고용노동부는 원서접수 이후 가장 처음으로 개최되는 어학시험의 성적까지 소급해서 인정하기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4월 중순 정도가 되면 추이를 지켜보고 확정해 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행안부 관계자도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연기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 19로 국가전문자격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취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보통 국가전문자격을 취득한 후 법인에서 수습 기간을 거치게 되는데 시험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 민간에서도 일정이 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전문자격시험 위탁 기관인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1년에 한 번 열리는 시험을 준비하는데 이를 연기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