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재산 분할’이 새 쟁점이 된 최태원(60) SK 그룹 회장과 노소영(59)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7일 시작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전연숙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재판은 약 10분 만에 종료됐다.
이날 최 회장은 재판에 나오지 않았지만 노 관장은 출석했다. 노 관장은 “1조원은 상당히 큰 규모인데 이런 (규모의) 재산 분할 소송을 한 이유가 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법원으로 들어갔다.
최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등 이유로 불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법률대리인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시점에서 최 회장이 출석하면 취재진 등이 몰려 이번 재판과 관계없는 분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출석하지 않았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최대한 출석해 직접 소명할 부분은 소명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일은 노 관장이 지난해 12월 맞소송을 낸 뒤 처음 열리는 재판이었다. 당초 두 사람의 소송은 최 회장이 이혼을 요구하고, 노 관장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진행돼 왔다. 그러다가 노 관장이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내면서 소송의 초점은 이혼 여부에서 재산 분할로 옮겨갔다.
노 관장은 이혼의 조건으로 3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고,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중 42.29%를 분할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연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최 회장은 SK㈜ 주식 1천297만주(18.44%)를 보유했다. 이 지분의 42.29%를 최근 시세로 환산하면 9,000억원이 넘는다.
이혼소송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단독 재판부에서 맡아 온 두 사람의 재판도 합의부로 넘어갔다.
/글·사진=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