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12조원이 넘는 국채 상환을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가 악화하는 가운데 경기부양에 필요한 실탄 마련을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파탄 일로를 걷게 되면서 남미 신흥국들의 연쇄부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전날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자국 내에서 발행된 달러 표시 국채의 상환을 오는 8월31일에서 올해 말까지 미루겠다고 밝혔다. 상환 연기 채권의 전체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AP통신은 현지 매체를 인용해 100억달러(약 12조2,39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정부는 해외법에 따라 발행된 700억달러(85조6,240억원)가량의 채권은 연기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총 1,000억달러(약 122조3,900억원) 규모의 채무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지난 2월 17억달러 상당의 페소 표시 채권 상환을 연기한 바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아르헨티나가 국채 상환 연기 결정을 내리자 즉각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피치는 이날 아르헨티나의 장기 외화 신용등급을 ‘CC’에서 ‘선택적 디폴트(SD)’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의 기준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아르헨티나 국가채무의 부도(디폴트)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