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진보논객 강준만 "文 조국사태로 국론 분열, 유시민은 1984년 9월에 갇혀"

강준만 전북대 교수. /인물과사상사 제공강준만 전북대 교수. /인물과사상사 제공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새로 출간한 저서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강성 진보 지지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책에서 강 교수는 “촛불집회 덕분에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소비자 운동의 수준에나마 상응하는 ‘상도덕’을 지켰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강 교수는 “그(문 대통령)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끝장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갔다”며 “‘조국 사태’가 대표적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존 정치가 초래한 폐습 극복의 실마리로 ‘정치적 소비자 운동’에 주목했다. 정치적 소비자 운동은 소비자의 이념적·정치적·윤리적 신념과 결부해 특정 상품의 소비를 거부하거나, 정치적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 소비자 운동과 구별된다.

강 교수는 “많은 진보주의자가 ‘시민’을 앞세워 진보 행세를 하지만 개인적 삶은 철저히 ‘소비자’, 그것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윤리적인 소비자’로 살고 있는 이중성과 위선을 깨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시민의 소비자화’를 개탄하는 것보다 더욱 시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보 진영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문재인이 생각을 바꾸지 않자, 지지자들은 ‘조국 사태’를 ‘문재인 사태’로 인식하고 문재인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희대의 ‘국론 분열 전쟁’에 참전한 것”이라며 “조국이 사퇴했지만, 문재인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조국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드러냄으로써 제2차 국론 분열 전쟁의 불씨를 던졌다. 최소한의 상도덕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적었다.



유 이사장에 대해서도 칼날을 들이댔다. 그는 유 이사장이 “1984년 9월의 세상에 갇혀있다”며 “민주화가 이루어질 대로 이루어진 오늘날에도 유시민은 그 시절의 선명한 선악 이분법의 사고 틀에 갇혀 있다. 진보의 대의를 위해 운동 조직을 ‘적’의 공격에서 보위해야 한다는 조직보위론을 민주화가 된 세상에서 다시 꺼내들었다”고 평가했다.


1984년 9월은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 발생한 시기다. 서울대 학생들이 학교 내 타학교 학생과 민간인 등 4명을 정보기관의 첩자로 오인해 감금, 폭행한 사건으로 유 이사장도 사건에 연루돼 징역 1년의 실형을 살았다. 당시 유 이사장이 썼던 ‘항소 이유서’는 지금도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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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이른바 ‘문빠’ 세력에 대해 “한국 민주주의와 진보적 개혁의 소중한 자산”이라면서도 “문제는 이들이 ‘우리 이니’에 관한 문제에선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점”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어용 지식인’의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그는 “인터넷엔 자신을 ‘어용 시민’으로 칭하는 이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이들은 진보 언론마저 ‘어용’이 될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후보자일 당시 그에게 불리한 보도를 했던 진보 성향의 언론매체가 후원자 급감 등 큰 후유증에 시달렸으나 윤 총장이 정권과 대립하게 되자 ‘후원 철회를 사과한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고 소개하면서 “이런 ‘조국 코미디’에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어용 저널리즘을 요구하는 압박은 일견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언론과 지식인이 벌떼처럼 달려드는 악플 공세가 두렵거나 신경 쓰여 자기검열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이러한 권력의 말로가 좋은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강 교수는 “진보 언론이 어쩌다 진보 정부를 비판하면 팩트 여부와 상관없이 진보 성향 독자들로부터 ‘기레기’라는 욕이 쏟아진다”며 “보수 성향 언론도 똑같은 처지다. 기사의 기본인 ‘팩트’가 설 자리가 사라졌다”고 했다.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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