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국내 증권회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에 나섰다.
무디스는 8일 KB증권(A3), 한국투자증권(Baa2), 미래에셋대우(Baa2), NH투자증권(Baa1), 삼성증권(Baa2), 신한금융투자(A3) 등 국내 6개 증권사를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번 하향 검토는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것이다. 무디스는 이 같은 시장상황이 증권사들의 수익성, 자본적정성, 자금조달 및 유동성을 압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이들 증권사는 파생결합증권 관련 거래, 단기금융업과 우발부채, 저금리 환경에서 리스크 선호 확대에 따른 해외자산과 부동산 자산 증가 측면에서도 취약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해외 및 국내 자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이 한국 증권사의 수익성과 이익을 상당히 약화시킬 것이란 예측이다.
무디스가 파악한 국내 증권산업의 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는 105조원. 무디스는 “자체 헤지 파생결합증권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며 헤지거래로 인해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발부채 증가에 대해선 “최근 3년간 이들 증권사의 우발부채는 증가 추세이며, 지난해 9월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 평균이 62%에 달한다”며 “이러한 우발부채는 주로 건설 프로젝트나 딜 파이낸싱을 위한 신용보증 또는 유동성 보증과 관련되어 있어 경제성장 둔화로 자금조달이 악화, 프로젝트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유동성 위기 및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사업 강화 차원에서 진행해 온 대체투자 자산 판매 증가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했다. 무디스는 “대부분 증권사가 매입한 자산을 리테일 또는 기관 투자자에게 판매한다는 계획이지만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 장기간 펀딩을 유지해야 하고 자산평가손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의 해외부동산 투자펀드 설정액은 3월 말 현재 54조7,935억원으로 지난 2015년 말(11조2,779억원)의 약 4.9배로 늘었으며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새빌스는 증권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유럽 부동산 투자 금액이 작년 125억 유로(약 16조5,119억원)에 이르러 전년보다 122%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해외부동산 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투자 위험노출 금액이 지난해 8조원 수준으로 급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