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Stay healthy)”라는 짧은 말을 하더라도 0.017초(㎳·17밀리초) 사이에 침방울(비말)이 360개나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할 때 튀는 무수한 침방울이 퍼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확산시킬 수 있는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은 최근 레이저 이미지와 초고속 동영상을 이용해 사람이 말을 할 때마다 맨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의 미세한 침방울 수천개가 공기 중에 퍼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감염자가 이런 방식으로 공기 중에 침방울을 내보내면 이에 노출된 다른 사람에게 전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침방울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를 지닐 수 있는지는 따로 분석하지 않았으나 홍역과 독감 바이러스 같은 다양한 호흡기 병원체를 지니기에 충분히 크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인들에게 마스크 사용의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약국이나 마트 같은 곳을 갈 때 천으로 얼굴을 가리라고 권고했다.
NIH 연구팀은 “말하는 것과 입에 바이러스가 담긴 액체가 있다는 게 코로나19가 전염되는 주요 메커니즘으로 증명될 경우 모든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종류를 불문하고 천으로 된 입마개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씻기를 철저히 지키면 감염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리디아 부루이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는 최근 미국의학협회저널 논문을 통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침방울이 최대 8.2m, 속도는 초당 10~30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현재 2m인)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수정하고 의료진을 위한 보호장비 수칙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폴 포팅거 워싱턴대 교수는 “비말 입자의 크기가 크면 중력이 작용해 보통 2m 내 땅에 떨어진다”며 “입자가 작을수록 타인의 코나 입에 달라붙을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