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간경변의 원인과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서울대병원 김효수·이은주 교수팀(연구중심병원프로젝트 바이오치료법개발 유니트)은 간 손상이 간경변증으로 악화하는 과정과 이를 차단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의학학술지 ‘실험의학(J.Experiment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간경변증에서 간세포가 사멸하며 진행되는 섬유화의 원인이 간 성상세포에 있는 ‘TIF1 유전자’가 감소하기 때문이란 것을 밝혀냈다. 이어 유전자 조작 마우스에서 TIF1 유전자를 제거하면 간 섬유화가 악화하고 반대로 주입하면 간 손상 이후에도 간 섬유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결과가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도 검증했다. 간 경변증 환자의 간에서 TIF1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동물실험과 동일했다. 간경변 환자의 간은 정상인보다 TIF1 유전자 발현이 저조했다. TIF1 유전자 치료로 간경변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를 확인한 연구팀은 간 섬유화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이 섬유화를 막는 치료제 개발에 투자·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 출시된 치료제는 없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 치료제를 상용화하기 위해 바이오벤처 ‘네오진팜’을 창업하고 임상시험을 위한 치료제를 제작하고 있다. 앞으로 임상시험 허가용 동물실험을 완료하고, 2년 후에 환자를 대상으로 한 허가 임상연구에 진입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치료제는 섬유화 환경에서만 발현되고, 간-성상세포에 선택적으로 유전자를 전달하도록 디자인돼 안전하고 효율적인 것이 장점”이라며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해 단계별로 신중하게 접근할 것“ 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