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밀라노 두오모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19세기 초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북부를 점령한 후 프랑스 지배를 받는 공화국 형태로 운영했다. 롬바르디아, 베네치아, 모데나 공국, 그리고 교황령과 사르데냐 왕국 일부 등이 영토였고 수도는 밀라노였다. 그는 1804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프랑스 황제로 등극한 뒤 이듬해 이탈리아 점령 지역도 왕국으로 바꾸고 이탈리아 왕의 자리에도 올랐다. 그가 이탈리아 국왕 대관식을 치른 곳은 밀라노의 대성당 두오모였다.


두오모는 이탈리아에서 도시를 대표하는 성당을 의미한다. 도시계획을 짤 때 가운데에 두오모의 위치부터 정하고 인근에 광장·관청·공공시설 등을 배치해 두오모를 중심으로 시가지가 발달했다. 두오모라는 이름은 라틴어의 도무스(domus·집)에서 유래했는데 영어의 돔(dome)과 유사하다. 밀라노 두오모는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 런던의 세인트폴 대성당 등과 함께 세계에서 서너 번째 큰 성당으로 꼽힌다. 바닥 면적은 축구 경기장의 1.5배다. 1386년에 초석이 놓인 후 500년이 지난 1890년에 준공됐을 정도로 건축 기간이 길었다. 135개의 첨탑은 숲을 연상시키는 고딕 양식이다. 건물 외벽에는 2,000여개의 조각상이 장식돼 있다. 밀라노 두오모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건축물’의 하나로 꼽히는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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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미국·스페인·중국 등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큰 피해를 받은 나라다. 특히 이탈리아 북부는 중국의 우한처럼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고통이 큰 곳이다. 북부의 중심 도시인 밀라노의 두오모에서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활절인 12일(현지시간) 밤 라이브 콘서트를 연다. 이탈리아와 지구촌에 치유의 희망을 주고자 밀라노 당국이 기획했다. 초청을 흔쾌히 승낙한 보첼리는 “음악을 통해 상처받은 지구의 고동치는 심장을 함께 껴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객은 없지만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andreabocelli)로 생중계한다니 잠시나마 공감하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오현환 논설위원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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