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현대제철(004020)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울 잠원동 사옥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잠원 사옥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을 마무리했다고 9일 밝혔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5년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현대하이스코 서울 사무소였던 잠원 사옥을 영업사업본부로 써왔다. 이번 매각 결정에 따라 잠원 사옥 근무 인력 200여명은 오는 17일까지 양재동 동원산업빌딩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며 “동원산업빌딩에 통합 영업본부를 구축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장기 불황이 예상되면서 ‘월동 준비’를 위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철강제품을 공급받는 자동차·조선 등 수요처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어 실적 악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7% 감소한 3,313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3.3%포인트 낮아진 1.6%에 머물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그룹이 주요 계열사에 현금성 자산을 최대한 확보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