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 교수팀은 간이 만성 간염 등으로 손상돼 간경변증으로 악화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유전자치료제를 개발, 특허출원(출원자 서울대병원)했다.
난치병인 간경변증, 폐섬유증, 만성신부전, 심근경색증 후 심부전은 간·폐·신장·심장 세포들이 과도한 염증반응으로 죽어가면서 섬유질로 변해 단백질 합성과 해독(간), 호흡(폐) 등 장기 기능을 잃어간다. 하지만 섬유화를 예방·차단하는 치료제는 아직 상용화된 게 없다.
연구팀은 만성 간염 등에 따른 사이토카인 증가로 ‘간 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HSC)가 죽어가면 전사중간인자1-감마(TIF1γ) 유전자가 줄어 간세포 사멸과 섬유화가 빨라지고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유전자가위 기술 등을 활용해 간 성상세포 특이적 TIF1-감마 유전자를 제거한(knockout) 생쥐를 만들었더니 간 섬유화가 악화됐다. 반면 TIF1-감마 유전자를 간 성상세포에 넣어준 생쥐는 간 손상에도 불구하고 간 섬유화로 진행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TIF1-감마 유전자를 비타민A를 인식·저장하는 유일한 세포인 간 성상세포에 넣어주기 위해 세포 표면에 잘 붙는 공 모양의 지질(리포솜)로 감싸고 비타민A를 붙인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했다.
김 교수는 “오는 2022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간경변증 유전자치료제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병원 벤처 네오진팜을 통해 기술이전 등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폐·신장(콩팥)의 섬유화로 인한 폐섬유증·만성신부전도 TIF1-감마 유전자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관련 유전자치료제 개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실험의학 저널’(영향력지수 11.5) 최근호에 게재됐다.
간경변증은 만성 간염 등 장기간의 간세포 손상으로 간이 점차 굳어지고 다양한 크기의 결절들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 기능을 하는 간세포 수가 적어져 단백질 합성, 해독 등 간 기능장애를 유발하며 간이 굳어져 간 내 혈액순환이 힘들어져 복수·정맥류·간성혼수·혈소판감소증 등의 합병증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