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을 현역 지역구 의원인 민병두 후보가 21대 총선 완주를 포기하고 친정인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동대문을은 민 의원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논란으로 민주당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되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장 후보, 미래통합당 이혜훈 후보와 3파전을 형성했는데 이번 여권 단일화로 판세가 민주당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졌다.
민 의원은 9일 오후 9시께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민들의 뜨거운 사랑을 확인했다. 여기서 멈추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보이지 않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갈 수록 범여권 후보가 부딪히는 벽도 높아가고 있다”며 “끝까지 완주하면 3자 박빙 대결을 예감하지만 불확실성에 몸을 던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일(10일) 오전 9시 30분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등과 함께 (동대문을) 장경태 후보 지지 선언을 국회 정론관에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선 후보직은 사퇴하는 것은 물론 친정인 민주당 후보의 선거를 돕겠다는 뜻이다.
민 의원은 2004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2008년 동대문을에 낙선한 뒤 2012년, 2016년 연이어 이 지역에서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서도 지역구 3선(총 4선)에 도전했지만 2018년 터진 미투 논란이 발목이 돼 공천 배제됐다. 지난 3월 민 의원은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이 지역에 출마했다.
여권 후보가 단일화하면서 통합당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 지역은 민주당 장경태 후보와 통합당 3선 이혜훈 후보, 무소속 민병두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 중이었다. 하지만 민 의원이 총선 포기에 이어 민주당 지지를 선언하면서 여권의 표가 뭉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민 의원은 “2등은 의미가 없고 만약 그렇게 될 것 같으면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겠다고 한 바가 있는데 이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물러난다”고 강조했다./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