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인기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이 줄어들었음에도 오히려 전체 광고비 지출 규모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V4’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마케팅 경쟁이 과열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디지털 광고비가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업체 ‘메조미디어’가 최근 발표한 ‘2020 모바일 게임 업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게임 디지털 광고비는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한 1,208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업계 일각에서는 모바일게임 마케팅 트렌드가 변하면서 광고비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기존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홍보모델로 활용해서 광고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넥슨 ‘트라하’가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 햄스워스를 기용한 게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바일게임 마케팅 시장에 변화가 나타났다.
넥슨이 지난해 11월 ‘V4’를 출시할 당시 실제 게임이 플레이 되는 ‘인게임’ 영상을 광고에 활용한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이나 넷마블의 ‘A3:스틸얼라이브’도 연이어 인게임 영상을 적극 노출했다.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난 가장 큰 이유는 인게임 영상을 활용한 방법이 해당 게임 인지도 상승에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메조미디어가 국내 성인남성 3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복수응답)한 결과 유저들이 가장 원하는 광고를 묻는 질문에 ‘실제 게임 플레이 화면을 보여주는 광고’가 54%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이뿐만 아니라 광고 노출 후 실제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전환율 측면에서도 인게임 동영상 광고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다운로드에 영향을 미친 광고 유형으로 응답자의 45%가 동영상광고, 38%가 인게임 광고를 꼽았다.
이처럼 마케팅 트렌드가 변하면서 고액의 스타 섭외비는 일정 부분 줄었지만 지난해 대작 게임들이 잇따라 출시되는 바람에 오히려 마케팅 경쟁이 과열됐다. 특히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전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포털 배너 광고를 두고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PC 메인화면에 노출되는 가로형 배너 광고의 경우 가격이 최대 수천만원에 이른다.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는 “실제 네이버나 유튜브 등에서 배너 광고 노출 위치나 시간대를 두고 업체별 경쟁이 치열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