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성장산업 관심 지속 속 ‘언택트·ESG 등’ 새로이 부각
개인투자자, 매수보다 매도 타이밍이 중요
[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코로나19 이후 L자형 구조적 침체보다는 U자형의 점진적인 경제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익선 한화자산운용 투자전략팀장은 코로나19 이후 2분기 금융시장을 전망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온라인 화상세미나로 진행됐다.
우선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가 상반기에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이날 세미나를 진행한 유익선 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유가전쟁으로 인한 초저유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상반기에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밸류체인 훼손에 이어 글로벌 전 지역에서 수요 충격이 발생하며 주요 기관에서 2020년 글로벌 경제 전망 하향 조정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차 반등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불확실성이 심한 상황”이라며 “1분기 실적 시즌 결과만으로는 아직 추정치 하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실적을 확인하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기준으로 볼 때, 지난 메르스와 사스 당시보다 확산 정도나 손실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확산이 상반기 내 진정된다는 가정 하에 최소 2분기 정도의 기술적 침체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전면적 정책 지원으로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 상황, 특히 미국의 상황이 L자형 구조적 침체가 아닌 U자형 회복을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은 부동산 지표 등을 기준으로 제시됐다. 유익선 팀장은 “유동성 부족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인 것은 맞지만, 미국의 지난 경기침체 당시 보였던 시그널인 부동산 과잉투자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구조적 침체를 겪었던 지난 13번의 사례 중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 당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부동산 투자 지표가 과열 양상을 보이다가 주거용 부동산 투자 지표가 꺾이는 모습이 관찰됐는데 지금은 그런 흐름이 없다”며 “아울러 현재 가계 재무건전성과 미국 내 주가 상승 및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주요 IT기업 성장성 및 재무건전성이 모두 양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주요국 지식재산생산물투자나 ICT 설비투자 수요가 주요 성장 동력이라는 점에서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은 신흥국보다 선진국에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익선 팀장은 “기후 비상 대책 마련도 선진국이 주도하고, ICT 산업 관련 주도권도 미국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빠른 경기 반등은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신산업 주도 성장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반면, 신흥국은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고, 선진국 대비 재정 확대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회복력이 상대적으로 미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과 관련해서는 하반기 이후 유의미한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익선 팀장은 “중국 사례를 감안할 때 2분기 중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으나, 미국 등 확산세 진정에 따른 시장 변동성 완화와 중국 경제활동 재개, 추가 경기부양책 실시 여부 등에 따라 주요국 대비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KOSPI PBR(0.65배)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인 0.81배를 하회하고 있는 상황으로, 과거 30년 동안 PBR 0.60~0.65배 수준이 장기 지지선의 역할을 해왔다고 가정할 때 지수 하단은 약 1,480~1,610선”이라고 추정했다.
포스트 코로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주목할 분야들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유익선 팀장은 “‘기후비상(Climate Emergency)’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처럼, 코로나 대유행은 물론 기후변화 등으로 자연재해 발생빈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재난대응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아울러 금번 진행하는 온라인 세미나처럼 ‘언택트’ 문화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아 이 부분에 관심을 계속 둬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경기회복 경로가 성장산업이 많은 선진국 중심으로 이뤄지며 해당 트렌드와 관련된 정책들이 집중될 수 있어 신성장 산업이나 4차산업 등 기존 키워드에 대한 관심도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초저금리 영향 때문에 채권에서 가져갈 수 있는 수익률 자체가 떨어질 수 있어 수익률 제고에 대한 관심 높아지겠지만, 한 편에서는 높은 수익률 자체보다 ESG와 같은 ‘좋은 투자’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 말미에 유익선 팀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변동성장에서 국내 증시 하락을 방어한 일명 ‘동학개미’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유 팀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매수 타이밍보다 매도 타이밍”이라며 “현재의 변동성을 견디고 긴 흐름으로 이 시장에서 기회를 노린다면 ‘개미가 이기는’ 이례적인 상황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own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