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북한이 올해 보건투자 예산을 지난해보다 7.4%나 늘려 잡았다. 국제사회 제재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중고를 겪는 만큼 경제건설에도 지난해와 같이 전체 예산의 47.8%를 투입하기로 했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3차 회의에서는 보건 부문 투자를 지난해보다 7.4% 늘리기로 했다. 이는 전년도 보건 부문 투자 증가율(5.8%)보다 1.6%포인트 더 많은 수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평양종합병원 완공일을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월10일 전으로 맞추라고 지시한 데 따른 예산 편성으로 보인다. 실제로 예산위원회는 “평양종합병원 건설,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산소분리기 설치 등 올해에 완공해야 할 중요 대상 건설을 추진해 나가는데 필요한 자금을 계획대로 보장하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현재 공식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지만 관영매체를 통해 연일 코로나19 확산 위험성을 강조하는 등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예산안에 보고된 전체적인 국가예산수입과 지출은 지난해보다 4.2%, 6.0%씩 증가했다.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회는 국가예산지출과 관련 “경제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지난해에 비해 106.2%로 늘여 지출총액의 47.8%에 해당한 자금을 돌림으로써 실제적인 생산적 앙양을 일으키고 인민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자력갱생 대진군을 적극 추동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전체 지출의 47.8%를 경제건설에 투입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금속, 화학, 전력, 석탄, 기계, 건재 공업과 철도운수, 경공업, 농업, 수산업 등 ‘인민경제에 대한 지출’도 지난해보다 7.2% 증액 편성했다.
올해 예산지출 편성에서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부문은 9.5%가 늘어난 과학기술 부문이었다. 국방비의 예산지출 비중은 지난해 15.8%보다 소폭 증가한 15.9%였다. 교육비는 지난해보다 5.1%, 사회문화사업비 중 문학예술 부문은 5.8%, 체육 부문은 4.3%씩 증액됐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한국의 정기 국회와 비슷한 개념이다. 당초 지난 10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한 듯 이틀 미뤄 개최됐다. 김정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