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한 연세대 의대생의 사연이 감동을 주며 화제가 되고 있다.
편부 가정에서 자란 A씨는 지독한 가난을 극복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로 연세대 의대에 합격했다. 그는 최근 가족과 함께 외식 업체 아웃백에서 식사를 한 후 그간의 고통과 희망을 담담히 적었다.
A씨는 어릴 적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당시 여덟 살이었던 언니와 다섯 살이었던 자신을 키우기 위해 일용직 노동자로 공사판에 나갔던 아버지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당시 아버지의 수입에 대해 “우리를 없게 키우지 않기 위해 아빠는 피눈물을 흘렸지만 애석하게도 아빠의 피눈물의 대가는 크지 않았다. 세 식구가 죽지 않고 살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학원 하나 안 다니고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 문제집을 사서 고등학교 첫 시험에서 전교 2등을 한 것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계속 공부하면 우리 가족에게 많은 돈을 벌어다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뻤다”고 했다.
기쁨도 잠시. 아버지가 건설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이제는 공부를 할 수 없게 됐다며 낙담한 그를 다독인 것은 언니였다. A씨는 언니가 목이 쉴 때까지 울던 자신을 안아주면서 “어떻게든 언니가 돈 벌어올 테니 너는 공부하라”며 용기를 줬고 언니의 배려와 헌신으로 학업에 더욱 매진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결국 수능에서 소위 대박을 쳤다. 그는 “국어 2점짜리, 지구과학 2점짜리에 X표가 쳐져 있는 가채점표를 붙들고 온 가족이 목놓아 울었다”며 “아버지는 못난 애비 밑에서 잘 커줘서 너무 미안하다며 울었다”고 했다.
A씨는 “다짐했다. 우리 아빠, 우리 언니에게 생일이 아니라, 새해 첫날이 아니라, 무슨 특별한 날이 아니라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먹고 싶으니까 아웃백에 가서 4인 랍스터 세트를 시켜먹을 수 있는 인생을 선물해주기로”라며 글을 마쳤다.
이 게시글은 올라온 지 사흘 만에 4만개 넘는 추천을 받고 4,000회 이상 공유됐다.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려진 A씨의 사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