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국가들의 채무 이행 유예나 탕감 방안이 거론되면서 아프리카 지역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때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저소득 국가들의 채무 지급 유예 대상의 상당수가 중국에서 돈을 빌린 아프리카 국가들이어서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중국의 입장이 더욱 곤란해졌다고 13일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외교력 강화를 꾀하며 일대일로 확장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국가에 많은 돈을 빌려줘 왔다. 하지만 아프리카 각국은 코로나19 발병 후 석유, 철광석 등 상품 가격 하락과 통화가치 하락으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이 크다며 부채 탕감을 포함한 모라토리엄(채무 상환 유예 선언)을 거론하고 있다. G20 회원국들도 상당수가 아프리카 각국의 입장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도 전 세계 채권국들에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지급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최근 채무 탕감을 포함한 모라토리엄이 거론된 후 국제적 압력이 높아지자 아프리카 각국과 양자 관계에서 채무 상환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코로나19 위기가 지속하는 동안 채무 변제를 유예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기는 하지만 지난해에야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처음 넘어선 데다 아직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과거 선진국들처럼 아프리카 각국의 채무를 탕감해주기는 쉽지 않고 지급을 유예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주요 7개국(G7) 국가들의 평균인 4만5,000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해외개발연구소(ODI)의 천윈난 연구원은 “중국이 투자에 대한 재정적, 경제적 이익을 원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채무 포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연구원의 허하이펑 금융정책 책임자는 “채무 탕감 요구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