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쪽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측근들을 중용하며 친정체제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회의가 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백두혈통’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된 데 이어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형준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도 국무위원회 위원에 신규 진입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와 대북제재 장기화로 인한 경제난이 심각한 민심이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핏줄이 물보다 진하다”며 “결국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등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믿을 만한 사람을 챙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강경파 인사들에게 힘이 실린 것도 김 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 등 외치보다 대내 결속을 중시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측 기업인들에게 ‘냉면 목구멍’ 발언을 해 호전적인 인물로 알려진 리선권 외무상과 북한의 신형전술무기 개발을 총지휘하고 있는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군수담당 부위원장과, 김정호 인민보안상, 김정관 인민무력상 등도 국무위원으로 지위가 격상됐다.
한편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대의원 680여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이는 대내외적으로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북한의 자신감을 선전하기 위한 정치적 퍼포먼스로 분석된다. 코로나 19 확진자 ‘0명’이라는 주장에도 북한은 감염병 관련 예산은 증액했다. 김 위원장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평양종합병원 건설 등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보건부문 예산을 7.4%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5.8%)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