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향기를 향수 그 이상의 것으로 여기지 않을 때, 유일하게 향기가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기업이 있다. 바로 국내에서 처음 향기 마케팅을 시도한 ‘바이오미스트(BIOMIST)’다.
1995년 바이오미스트는 국내 최초로 ‘향기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향기 마케팅이 새로운 홍보 방식으로 조명받던 시기. 향기를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전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는 개념은 이전의 직접적인 홍보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고차원적이면서 감성적인 방식이었다. 바이오미스트의 창립자 최영신 전 대표는 이런 향기 마케팅에 완전히 매혹돼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그가 무모한 도전을 한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영신 전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바이오미스트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처음 향기 마케팅을 도입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고, IMF가 한창이던 1997년에는 위기를 발판으로 모든 수입제품에 대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최 전 대표의 노력 덕분에 바이오미스트는 빠른 성장을 거듭해 15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대리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향기 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자, 바이오미스트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또다시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바로 향을 이용해 유해 세균 및 곰팡이 등의 유해 미생물을 살균하는 ‘항균 향기’에 주목한 것. 항균 향기에 중점적으로 사용되는 재료는 ‘허브 오일’이라는 천연 물질로, 자연 친화적이고 인체에 무해해 의약품 제조나 식품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바이오미스트는 산학연 공동연구를 거쳐 국내 최초로 허브 오일을 이용한 친환경 기록물 및 문화재 소독 장비를 개발해 정부로부터 신제품(NEP) 및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 바이오미스트가 개발한 친환경 소독 장비는 정부 각 부처와 주한 외국대사관의 중요기록물 보존처리, 국내 중요 인물 유품 및 세월호 유품의 보존처리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일본 등 해외 주요 관공서에 장비와 소독 약제를 수출하고 있다.
2010년 바이오미스트는 자회사 ‘아이센트(iSCENT)’를 설립하고 미국 향기 마케팅 업계의 선두기업 ‘프롤리텍(PROLITEC)’과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센트의 설립은 국내 향기 마케팅 시장의 규모를 확대하고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였다. 아이센트의 향기 마케팅은 ‘브랜드의 시그니처 향기’를 개발해 후각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그것을 소비자의 기억에 남긴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아이센트는 해외 향기 전문가들을 섭외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현재 아이센트의 수석 조향사이자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향기 아티스트 크리스토프 로다미엘(Christophe Laudamiel),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 및 유명 인사들의 시그니처 향수를 기획한 퍼퓸 디자이너 레이몬드 매츠(Raymond Matts) 등이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아이센트의 센트 디렉터 최아름 대표는 “아이센트는 바이오미스트라는 탄탄한 뿌리로부터 출발해 프롤리텍의 노하우와 기술력, 그리고 세계적인 브랜드 향 전문가들의 전문성이 더해진 기업이다. 이러한 아이센트의 차별화된 센팅 솔루션은 국내 향기 마케팅의 트렌드를 새롭게 이끌 뿐만 아니라, 마케팅 그 이상으로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