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물가지수가 전월대비 1.1%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물가가 내렸다. 환율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전월대비 3.1% 하락했다. 반도체 단가가 회복되면서 D램 수출물가는 상승했으나 코로나19로 올해 전망은 좋지 않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0년 3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3월 수출물가지수는 96.59로 전월대비 1.1% 하락했다. 2월 수출물가지수가 전월대비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년동월대비로는 3.3% 하락하며 10개월 연속 내림세가 이어졌다.
3월 수출물가 하락은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26.8%), 화학제품(-2.1%), 제1차 금속제품(-1.0%) 등의 수출물가가 내려 전월대비 1.1% 하락했다. 농림수산품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2.0% 상승했다. 강환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유가 하락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석탄 및 석유제품 뿐 아니라, 구리·니켈 등 귀금속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1차 금속제품 가격 역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상승했다. D램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3.1% 올랐고, 플래시메모리는 4.5% 상승했다. TV용 LCD(액정표시장치) 수출물가는 6.9% 올랐다. 강 팀장은 “반도체 수출물가는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감소 폭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 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220원9전으로, 2월(1193원79전) 대비 2.2% 올랐다. 이로 인해 환율효과를 제거하고 계약통화기준으로 본 수출물가는 급락 폭이 더 컸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3.1%, 전년동월대비 9.9% 하락했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하락 폭은 2014년 12월 이후 최대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도 100.84로 전월대비 5.2% 하락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년동월대비로도 7.7% 내렸다. 2개월 연속 하락세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원재료 수입물가가 전월비 17.7%나 떨어진 영향이 컸다. 원유(-36.5%), 나프타(-39.0%) 등의 하락 폭이 컸으며, 지난달 월평균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33.71달러로 직전달(54.23달러) 대비 37.8%나 하락했다.
환율효과를 제거한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7.3%, 전년동월대비 14.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팀장은 “유가가 하락한 영향에 수입물가가 내리면서 3월 교역조건은 개선될 것 같긴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나타난 결과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해석할만한 방향은 아니다”고 설명했다.